[Book27] 우리들 꿈꾸는 아메리카 (장혜영) 일상스크랩

이런저런 전차책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라틴아메리카 여행기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대출받아 서문과 본문 중에서 페루와 칠레 부분을 읽었다.
저자는 멕시코에서 3년 정도 살았고, 브라질 등에서도 체류했던 경험이 있는 남미 문화 강사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살거나 방문했던 남미 나라들에 대한 여행기를 '인문여행기'라고 이름 붙이며, 각국의 영화,음악,책,역사,문화 등을 묶어 책을 만들었다.
책 전반이 아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듯 했고, 페루 파트에서는 실제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많이 수확(!)할 수 있어 좋았다.
책의 표지나 각 챕터가 나뉘는 부분을 지도로 디자인 한 점, 그리고 마지막에 간결하게 '참고한 서적과 사이트', 그리고 '여행일지'를 적어준 것도 마음에 쏙 들었다.
아, 책날개 부분에 작가가 좋아하는 남미 영화, 남미 음악, 남미 가수, 추천 여행지 등을, 역시 간결하게 언급한 센스에 대해서도 박수 한 번 더!
당신이 남미 여행을 앞두고 있는 여행자 또는 다른 어느 곳으로의 일탈을 준비하는 여행자라면 이 책을 한 번 훑어보고 떠나길 권한다. 당신이 걷고 있는 어떤 곳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어떤 이야기를 그들과 나누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니까.

이 책을 읽다가 내가 이미 구입해 읽기 시작한 '이성형 작가'의 다른 책 제목도 보게 됐고, 작가가 추천하는 음반도 메모했다. 나의 여행이 한층 풍성해지길 기원하면서...
... by 我·益·魂

<책속에서>

p.9. (서문 말미에) 파라다이스는 아니었다. 거기도 착한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도 있는 세상의 일부였다. 하지만 적어도 '꿈'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이 인문여행기를 통해 그들의 꿈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다. 그들이 꿈꾸던 평화의 아메리카에의 이상을.

페루. 그 여름, 인디헤나들의 크리스마스
p.120. 안데스는 길이가 7,000Km에 달하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척추와 같은 거대한 산맥이다. 그 험준한 안데스의 고산지대에 남아메리카 대륙 최대의 문명이 존재했으니, 그것이 '타완틴수요 Tawantinsuyo 혹은 Tawantinsuyu'라는 국명을 가지고 있던 잉카 제국이다. 그리고 그 잉카인들의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는 곳이 페루 고지대와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이다. 하지만 현재 페루의 수도는 저지대 태평양 바닷가 도시인 리마이며, 스페인이 피사로를 대장으로 정복에 나서 잉카를 멸망시킨 후로는 접근성이 좋은 이 바닷가 지역이 페루의 중심지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p.124. 사실 페루는 '음악의 나라'다. 대나무로 만든 케나와 삼포나 등 우리나라 국악가들을 연상케 하는 자연 그대로의 청아한 소리를 내는 악기들로 대표되는 안데스 전통음악은 페루 대중음악의 원천이 되었다. 이러한 페루 음악계의 거성 중 한 명이 차부카 그란다(1920-83)로, 그녀가 작곡한 '페루 결혼 미사곡 Misa peruana:Misa criolla de bodas' CD는 나에게도 보물 1호인 명반이다.
p.124. 이렇게 안데스 민속음악의 전통을 이은 페루 음악은 또 하나의 음악적 자양분을 흡수하는데, 그것이 앞서 말한 아프리카적 페루 음악이다. 물론 그것은 흑인 노예들이 이 땅으로 끌려오고, 이들이 이후 페루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그들의 뿌리인 아프리카적인 요소들이 페루 토착의 요소들과 혼합하면서 탄생했다. 그 대표적인 양식은 '란도 Lando', 대표적인 뮤지션은 '수사나 바카 Susana Baca'를 꼽을 수 있겠다.
p.126. Cuzco라고도 쓰지만 페루에서는 Cusco라고 표기하는 이곳은 3,399m나 되는 고지이면서 옛 잉카 제국의 수도다. 다들 고산병에 시달린다는데...
p.128. 여기(쿠스코)서 마추픽추로 가는 교통수단은 기차 하나뿐이었다. 마추픽추를 '공중도시'라는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는 것은 이 도시가 공중에서 내려다보지 않으면 외부에서 전혀 안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잉카 트레일'이라고, 3박4일에 걸쳐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지리산 종주를 생각하면 되겠는데, 이게 문제가 일단 돈이 많이 든다. ... 이것도 어느 정도 환상이 있어야 된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잉카 트레일은 돈도 좀 있고, 페루와 잉카에 대한 낭만과 환상에 가득 찬 채 도착하는 구미의 백인 관광객들이 주로 많이 하는 것이지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은 별로 하지 않는다. 마추픽추 관광의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쿠스코에서 당일치기 기차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인데, 하루 한 대 뿐인 기차가 아침 일찍과 오후 늦게, 딱 당일치기에 맞춰서 다니니 불가능한 건 아니다. ...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목전의 기차역인 아구아스 킬리엔테스까지 장장 4시간이나 걸리는데, 그러니깐 나같이 삐딱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하루 이틀 묵으면서 아침 일찍 마추픽추에 올라가 하루 종일 버티고 있다가 내려오면 된다.
p.131. ... 그 마추픽추를 둘러싼 자연이 더 멋진데 가장 좋았던 것은 와이나픽추와 마추픽추 뒤에 웅장하게 서 있는 높은 봉우리 산 등반이었다. 1시간 반에서 2시간이면 충분히 왕복등반이 가능하니까 '그 정도면 장난이네'하고 마추픽추에 도착하자마자 아침 일찍 올라갔는데, 표고가 워낙 높은 지대인데다 등산화도 안 신었지, 또 유적지에서 하루 종일 버티려고 가방에 짐을 잔뜩 넣고 등산을 하려니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힘든 만큼 가장 인상적인 와이나픽추가 아니었나 싶다.
p.133. 인티푼쿠는 '태양의 문'이라는 뜻으로, 와이나픽추 산봉우리와는 반대편 산쪽으로 왕복 1시간 조금 넘게 잡고 숲길을 향해 계속 올라가면 된다. 숲길도 좋고 여기가 잉카 트레일의 끝 지점으로 예전에 잉카인들이 마추픽추에서 외부 세계로 걸어 다녔던 바로 그 좁은 글이다. 그곳 태양의 문에 앉아 마추픽추를 바라보면 와이나픽추와는 또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셈이다.
p.133. 그리고 또 한가지. 이 마추픽추를 둘러싼 괜찮은 길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잉카의 다리' 코스로 왕복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나무가 우거진 깊은 숲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통나무로 이어진 잉카의 다리와 사람 하나 딱 설 수 있는 좁은 길이 천 길 낭떠러지 옆ㅇ 뚫려 있는데, 외부의 적이 침입할 것 같으면 그 통나무를 떨어뜨려서 길을 끊어버린느 그런 식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와이나픽추 등반에 2시간, 인티푼쿠에 1시간, 잉카의 다리 30분, 그리고 유적 돌아보는데 2시간 좀 넘게 걸렸다.
p.137. 남아메리카의 20세기는 우리나라의 20세기 현대사하고 거의 같이 가는데, 군부독재 시절에 그 군인 정치가들이 이 산꼭대기 지역에 관심이나 있었겠는가. ... 그러니 이 사람들(인디헤나)은 중심으로부터 내버려진 채 그냥 자기들 스타일 그대로 몇 백 년을 이어오며 살아온 것이다.
p.138. ... 다리도 아프고 해서 기차가 서는 동네의 이름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Aguas Calientes('뜨거운 물'이라는 뜻)'의 어원이 되는 온천에 갔다. 목욕탕형 온천이 아니라 수영장형 온천이다. ... 그런데 온천보다도 그 온천에 올가가는 길이 ...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계곡인데 ...
p.141. 지금 남아있는 잉카의 후예들은 대표적으로 쿠스코 중심의 케추아인들과 티티카카 호수 중심의 아이마라Aymara 혹은 Aimara인들로 나뉜다. 케추아인들의 지역이 페루의 주류 사회와 그나마 가깝고 어느 정도 페루 국민화되었다고 본다면, 아이마라인들과 그들의 땅은 페루의 주류 사회로부터 밀려난 그야말로 변방이고, 아이마라인들의 나나라 할 수 있는 옆 나라 볼리비아와 더 문화적인 동질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땅인 티티카카 호수는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지대에 있는데 해발 3,810m, 그러니까 마추픽추나 쿠스코보다도 더 높은 고지대에 바다같이 넓은 호수가 있는 셈이다.
p.142. 여기(티티카카 호수)서는 호반도시 푸노를 기점으로 세 군데로 나눠서 돌아다녔는데, 그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은 우로스섬. 티티카카 호수하면 딱 생각나는 갈대Totora를 쌓아서 만든 떠 있는 섬이 우로스 섬이다. 푸노에서 ... 한 3~40분 배를 타고 이 섬들 중 하나에 내려서...
p.145. '뜨개질 하는 남자들의 섬'에 대한 TV프로를 본 적이 있는지? ... 타킬레Taquile 혹은 Intika섬은 푸노에서 배를 타고 3시간 정도 들어가야 나오는데...
p.147. 밤의 티티카카 호수는 날씨가 안 좋기 때문에 섬에 들어가는 배는 아침 일찍 출발한다.
p.149. 티티카카 호반 도시 푸노에는 비행기로 갈 수 없다. 인근 도시인 훌리아카 공항에서 내린 뒤 쭉 뻗은 길을 따라 한참 달려야 푸노가 나온다. 쿠스코에서 푸노까지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 걸리는 기차가 있는데 그걸 타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p.150. 티티카카 호수지역은 워낙 높은 고지대라 여름이라도 밤이면 무척 춥다.
p.156. 미국 포크 뮤직 스타인 사이먼과 가펑클도 불렀던 유명한 잉카 민요 '엘 콘도르 파사 El condor Pasa(콘도르는 지나가고)'의 가사처럼 잉카의 콘도르는 이미 페루의 하늘을 날아서 지나가 버렸고, 과거가 되어 버린 역사는 되돌릴 수가 없다.
 칠레. 안데스 산맥 넘어 마푸체들의 땅 너머
p.366. 남아메리카 대륙의 남쪽, 드넓은 평원에 사람이 없어 많은 유럽계 이민들을 받은 땅. 그래서 생긴 것을 보나, 문화를 보나 유럽의 영향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땅,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라 온대 작물을 생산해 구미 시장에 내다 팔아 돈 깨나 벌어들인 곳, 소 풀어 키우기 딱이라 카우보이를 의미하는 '가우초'들이 휘젓던 지역.
p.366. 칠레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태평양 쪽에 붙은 기나긴 나라로, 사막이 있는 아열대 지역에서부터 빙하가 있는 세상의 남쪽 끝까지 4,350Km에 이른다. ... 나라의 폭이 평균 177Km에 불과하다. 차로 한 두세 시간이면 아르헨티나 국경에서 태평양 바다에 다다를 정도로 좁은 폭에 길이만 엄청나게 기니, 긴 갈치 혹은 뱀장어 모양이라고 할까. 그 길고 좁은 땅이 따라 나라가 된 것은 아르헨티나와 사이에 안데스 산맥이 있었기 때문이다.
p.369. 산티아고는 만년설을 머리에 인 높은 안데스 산 아래의 대도시로, 해발 고도 450~650m 안팎이라 약간 높은 편이다.
p.374. 무엇보다 모네다 궁하면 칠레의 두 가지 신화가 시작된 장소가 아니겠는가. 목숨 바쳐 칠레의 민주주의를 지키려했다는 반미 영웅 아옌데의 신화와 신자유주의 경제부흥을 이뤘다는 경제 대통령 피노체트의 신화.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위에 자리잡은 이 두 가지 신화는 1973년의 모네다 궁을 기점으로 극적으로 교차해 갔다.
p.380. (모네다 궁) 그 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빅토르 하라를 추모하며'라고 쓰인 기타를 의인화한 추상 작품이다. 빅토르 하라는 6,70년대 '새로운 노래 Nueva Cancion 운동'의 대표적인 음유시인으로, '아옌데 지지자'라 해서 피노체트 구데타 때 스타디움에 끌려가 살해되었다. 이렇게 억울하게 죽어간 음악인을 추모해 대통령궁 안에 추모 작품을 세운 그 발상 또한 신선하게 느껴졌다. p.382. 칠레의 영원한 연인이자 국민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의 본명은 네프탈리 리카르도 레이에스 바소알토 Nefrali Ricardo Reyes Basoalto로, 나중에 정식 본명으로 등록하게 되는 그의 필명은 체코의 시인 얀 네루다에게서 따왔다고 한다. 칠레에 대한 애국시들 뿐만 아니라 '큰 조국'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자부심을 노래한 라틴아메리카 민족주의자이자, 노벨문학상과 레닌 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 그는 좌우를 막론해 전 국민적인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p.383. 시인(네루다)은 아옌데가 죽던 1973년, 아옌데의 죽음과 피노체트의 쿠데타 얼마 뒤 지병으로 사망했다. 국제공산주의자였고, 아옌데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네루다는 그의 친구와 칠레의 민주주의가 죽던 그해에 함께 죽음을 맞았던 것이다.
p.384. 그 네루다가 각별히 사랑했던 장소이자 아옌데의 고향, 그리고 칠레 역사의 중요한 한 도시가 산티아고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항구도시 발파라이소다. 발파라이소는 산티아고 대학교 지하철역의 남부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한두 시간 가면 나오는 태평양 항구로, '낙원의 계속'을 의미하는 'Valle de Paraiso'가 줄어 Val-Paraiso가 되었다고들 말한다. ... 이곳은 칠레 제1의 항구 도시로, 많은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 되었던 곳이고, 항구 노동자들의 대규모 파업 등 이후 문학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투쟁의 현장이었으며, 또한 1991년부터 칠레 국회가 이사와 있는 곳이기도 하다.
p.387. 발파라이소의 명물 통나무집 엘리베이터부터 타 보자 싶었다. 그걸 타고 고지대에 올라가면 시내 전망도 다 보일 것 같고, 고지대 사람들 사는 걸 보면 여기 사람들 생활도 보일 테고...
p.390. 이제 (발파라이소) 시내 중심가를 구경한 뒤 근처 유명한 리조트 지구인 비냐 델 마르로 가는 버스를 잡아탈까 싶었다.


◆참고한 서적들과 사이트들 중...
-이성형 편,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사상>, 서울: 까치, 1999
-존S. 핸더슨 저, 이냠규 역, <마야 문명>, 서울: 기린원, 1999

◆추천하는(혹은 아끼는) 라틴 아메리카 음반 중...

-이사벨 파라 Isabel Parra_Tu voluntad masfuerte que el destierro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Alejandro Fernandez_Me estoy enamorando